2020년 마지막 날 밤을 아들과 한바탕 난리를 쳤다.
밝아오는 2021년 새해 아침을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맞은거다.
후회스럽고 아픈 마음을 달래며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고 또 반성하였다.
함께 산다는 건 이런 저런 일들을 감수하며 참아야만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사랑하는 아들과의 불협화음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사랑하는 일이 기쁨보다 고통이 많은 것은 나의 어리석음 때문이다.
모두 코로나 감염병과 싸울때 나는 부족한 내 자신을 다스리는 일에 주력하며 보낸 한 해였다.
문화원에 못가는 대신 주 5회 집앞 산으로 나가 둘레길을 걷고 운동을 했다.
광고 없는 FM 93.1 클래식 음악방송을 들으며 왕복 1시간 이상 걷고 운동기구들을 이용한 스트레칭을 30분 정도 하였다. 집에서는 독서, 노래부르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면서 세끼 식사(한 끼는 간단한 간식)를 챙겨먹는 일로 하루는 금새 저물었다. 밤에는 뉴스, 세계 테마여행, 혹 재미있는 드라마나 '풍류대장' 같은 음악프로 등을 보면서 휴식을 즐겼다.
코로나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들으면서 의식주 걱정없이 사는 생활이 참으로 감사했다.
부천에 있는 아파텔을 팔고 양도소득세를 1,550만원 물었다. 전세금, 중개수수료, 세무사비를 주고 나니 돈이 모자라 저축했던 돈을 200만원이나 보태야 했다. 재산세, 보유세, 양도세 등 주택에 대한 세금부담이 과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6월 1일 이전이 아닌 6월 25일에 팔았기 때문에 올해는 세금을 모두 내야했다. 올해 주택 공시가격이 올라 종부세가 많이 나오겠구나 생각했는데 상상을 초월한 금액이 나왔다.(작년보다 5배나 되는 세금이라니!)
캐나다 큰오빠에게 다녀오려고 모아두었던 저축을 모두 털어야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올랐으니 불평을 할 처지는 아니라고 하지만 당장 현금이 부족하니 집을 팔 때까지는 긴축을 해야 할 상황이다. 저절로 '자발적 빈곤'을 실천하게 되었다.
철학자 칸트는 말하길,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할 것,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어떤 일에 희망을 지닐 것을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일도, 사랑도, 희망도 여의치가 않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지닐 수 없다면 어떻게 삶을 견디어 낼 수 있겠는가! 덧붙여 부처님이 말씀하신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 조화를 잘 해나갈 때 삶은 성공적이 될 것이다. 매사에 지나치지 않는 중도의 지혜가 필요한 일이다.
또 다시 새해가 밝아온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수많은 사람들, 정치적 갈등과 불안함, 사그라들지 않는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힘든 나날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들을 생각해보면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다. 친구들과 안부를 나누고 목소리를 들으며 새 날을 맞았다.
올 한해도 아들과 나, 사랑하는 이들이 큰 병 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기를 소원한다.
혼란한 시대, 나라의 중대사인 대선이 무탈하게 잘 치뤄지고, 지도자가 된 정치인은 왕이 아닌 국민의 일꾼으로서 최선을 다하길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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