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영화

길위에 인생

나무^^ 2022. 2. 1. 19:38

나무와 두 남자

 

어제(2022. 1.31) EBS 다큐 영화를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감동을 받았다.

중국 허베이이성 쉬자성 예리촌에 사는 두 남자 자원치(54)와 자하이샤(55)는 성하지 못한 몸으로 함께 숲을 가꾼다.

원치는 3살때 감전사고로 두 팔을 잃었고, 하이샤는 39살때 폭파사고로 실명하였다. 원치는 도시에 나가 장애인 예술단체에서 일하며 손 대신 발가락으로 모든 일을 하였다. 그의 주특기는 서예라고 한다. 그러나 병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하여 고향으로 돌아와 예전에 꿈꾸었던 돌이 많은 황무지 고향땅에 나무 심기를 실천한다.

내 한몸 살기도 버거울 장애를 지닌 그의 강인하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는 놀랍기만 하다.

사고가 나자 괴로웠던 하이샤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죽을 생각을 했지만 아내는 4살 아들과 성실했던 앞 못보는 남편을 지키며 가장이 되어 주었다. 그러던 중 원치가 찾아온다. 그들은 의기투합하여 나무심는 일을 시작하였다.

단순히 먹고 사는 일 이상인 꿈을 실천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직장에 출근하듯 매일 나가서 나무를 심었다.

 

"원치는 저의 눈이고, 저는 원치의 두 손입니다. 둘이서 함께 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어요." 

두 사람이 한 사람이 되어 생활하는 장면을 보면서, 사지 육신 멀쩡하고도 죽겠다고 엄살 부리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 것을 보면 문제는 육신이 아니라 나약한 정신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묘목을 살 돈이 없는 그들은 앞도 보이지 않는 하이샤가 나무에 올라가 가지치기를 하여 첫 해 8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살아남은 것은 2그루에 불과했다. 주위에서 모두 안 된다고 말리고, 낙심하는 하이샤에게 그래도 해야한다고 굳히지 않았던 원치의 말대로 땅은 보답을 하기 시작하였다. 가느다란 나무가지에 불과했던 나무들이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며 숲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들의 인내와 수고에 자연은 기적처럼 보답을 하였다.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겠는가!

그래도 그들은 '방법은 고난보다 많고 방법은 늘 생긴다.'는 말을 하며 활짝 웃는다.


버려진 땅에 나무를 심는 일에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며 그들의 목숨을 숭고하게 가꾸어 나간 것이다.

하이샤를 이끌어 꿈을 실현한  원치, 그에 부응해서 손이 되어 준 하이샤, 무심했지만 그들 덕에 푸른 숲을 누리게 된 마을 사람들... 나는 어느 부류에 속하여 살고 있나 생각해본다. 

인생을 살다보면 그것이 천성적인 자질의 문제인 듯 느껴진다. 조금이라도 넉넉함을 베풀고 사는 인생이 더 좋지 않겠는가.

물욕으로 가득한 세상, 삶에 무슨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겠냐마는 그래도 내가 살아가는 일이 남에게도 득이 되면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