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영화

마야 (제18회 EBS 국제다큐영화 )

나무^^ 2021. 8. 29. 14:51

 

 

매년 열리는 국제 다큐영화제를 흥미롭게 관심을 가지고 본다. 올해도 몇편을 보았는데 그 중 인상깊은 영화이다.

마야라고 불리는 호랑이와 조련사 모센의 친밀한 관계, 어려운 동물원 운영의 문제점 등을 보여준다.

2020년 잠시드 모자데디(Jamshid Mojaddadi)와 엔슨 하트포드(Anson Hartford)가 연출하였다. 

 

이란의 마슈하드 동물원에서 태어난 마야를 집에 데려와 우유를 먹이며 지극정성으로 돌본 모센을 어미처럼 생각하고 따르는 호랑이, 영화촬영을 위해 장소를 옮겨가는 과정부터 본 이 영화는 마야가 목줄도 하지 않은 채 모센과 걷다가 마을 사람들과 마주치며 고도의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마야!' '마야!'를 수없이 부르는 모센의 다정하면서도 통제력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그의 두려움 없는 처세와 그의 가족들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흥미진진하다. 

 

촬영용이지만 마야와 모센이 카스피해 연안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위 사진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야생의 벌판에서 본능적으로 짐승을 공격하며 한 번 새로운 세상의 자유를 맛본 마야는 동물원에 돌아가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과연 인간만이 사유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설상가상으로 동물원이 조사대상이 되면서 운영의 문제점이 드러나 문을 닫게 되고 모센은 다른 사육사들에게 마야를 남겨둔채 동물원을 떠난다. 그는 처자를 부양해야하는 가장이기 때문에 더는 마야를 선택할 수 없었다.

그 결과는 마야의 상실감으로 드러나며 출산한 새끼를 물어죽이고 만다.  세 마리 중 간신히 한 마리를 분리시키고 그 소식을 들은 모센이 마야를 보러 달려 온다. 새끼를 손에 안고 마야와 마주한 모센은 마야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강한 분노를 드러내는 것을 느낀다. 돌아갈 수 없는 자유로운 세상을 뒤로 우리에 갇힌 답답함, 만나지 못하는 모센에 대한 그리움 등 마야는 애써 낳은 새끼를 물어 죽이는 자해행위를 하였다. 그러나 거듭되는 모센의 부드러운 말과 다정한 손길에 마야는 그의 얼굴과 목덜미를 핧으며 자신의 몸을 내준다. 모센은 마야의 새끼에게 젖을 물리며 그를 쓰다듬는다. 울컥하는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동물을 키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얼마나 충직스럽게 주인을 따르는 생명인가! 무서운 호랑이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많은 호랑이가 자연사가 아닌 죽음을 당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으며 아벼지대에 이어 60년간 동물원을 운영한 주인은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누구든 이 동물원을 맡을 사람이 있다면 그냥 주겠노라고... 모센 역시 자신은 사육사일 뿐 호랑이 주인이 아니므로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할 뿐이다. 동물원으로 인해 형성되었던 마을 상권을 망하게 할 수 없어 정부는 결국 좀 더 시설을 개선해서 동물원 문을 열게 한다.

모센은 그동안 새로운 일자리로 박제사가 되어 큰 쇼핑몰에서 전시회를 하며 수익을 창출한다. 그의 유능함은 배우를 해도 좋을 잘 생긴 외모 만큼이나 출중하다. 마야와 함께 그동안 쌓은 유명세로 쌓은 인맥은 가히 성공적이었다.

 

야생동물을 길들여 인간들 곁에 두는 행위는 동물들 편에서 보면 금해야 할 사항이고 인간들 편에서 보면 여러 가지 유익함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 동물원을 좋아한다. 그러나 생명존중의 차원에서 보면 야생 동물을 동물원 우리에 가두어 두는 것은 못할 짓이다. 교육적으로나 생태학적 측면에서 거대한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영화 촬영 등 영상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이다. 그 비용의 문제가 따르고 인간들이 동물존중의 가치관을 지녀야만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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