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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국 선언을 보면서...

* 2023. 12. 3. 11시경 TV를 보다 갑자기 바뀌는 화면에서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무슨 일이지? 북한군이 쳐내려왔나? 아니면 이 정부가 소문대로 북진 통일을 하기 위해 신호탄을 쏘는 건가? 가슴 졸이며 TV를 지켜보았다. 완전무장을 한 특공대가 헬기를 타고 와 국회 안으로 침투되는 것을 보는 건 정말 끔찍한 순간이었다. 정전을 시키고 국회의원을 체포하려는 의도가 여실히 보였다. 또 다시 5·18 사태와 같은 참사가 벌어지는 것일까, 숨을 죽이며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피를 바쳐 오늘까지 지켜온 민주주의 나라인가!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이 재명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발 빠르게 행동한 국회의원 190명의 만장일치..

안녕! 2024.12.04

채식주의자

지은이 한 강     펴낸 곳 창비 *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싶었는데 다른 책들을 읽느라 미루었던 차라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자 바로 사서 읽어보았다.왠지 작가의 내면적 고통이 절절히 느껴지는 듯한 심정으로 책을 덮었다. 주인공의 이미지가 작가의 이미지와 겹쳐지는 듯 했다. 그 절실한,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것 같은 내면적 절망을 느껴본 사람이라야 공감할 수 있는 글이다. 심심하고 담백하지만 충격적인 문장력이었다. '채식주의자' 의 마지막 장면에서 영혜가 움켜쥐고 있었던 작은 동박새의 의미는 무엇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영혜 남편의 시선으로 본 아내의 괴기스럽고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 이 비현실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주위의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한 인간의 심연을..

점원

버나드 맬러머드 지음  · 이동신 옮김 * 작년에 사놓았던 책을 이번 여행하면서 가져가 읽기 시작했다. '20세기 미국 문학을 이끈 거장' 이라는 표지가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유대인 작가의 글을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다. 인간다움이 사라져가는 각박한 세상, 작가는 선량한 유대인 식료품점 가게 주인과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점원이 함께 느껴가는 윤리 의식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글을 취미로 쓰는 나는 작가의 탁월한 묘사력에 감탄하며 읽었다.  '길고 어두운 터날처럼' 손님을 기다리는 식료품점에서 주인 모리스는 21년간 성실하게 버티었다. 매상이 적어 손님을 기다리는 일은 아주 지루하고 힘든 일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 자체가 죽음을 기다리는 일이다. 정신 없이 바쁠 때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