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문학이 원작

인형의 집 (헨리 입센 作)

나무^^ 2013. 1. 6. 13:22

 

 

   

감독   페트릭 가랜드

제작   영국 (1973년. 95분)

출연   클레어 불룸, 안소니 홉킨스 외 다수

 

학창시절 읽었던 헨리 입센의 '인형의 집'은 관습에 도전하는 한 여성의 의지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평범한 일상적인 삶에 나만의 방식으로 도전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들 알고는 있지만 막상 실행할 수 없는 건 너무 많은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변호사 '헬마'의 아내 '노라'는 세 아이의 어머니로 남편에게 사랑을 받는 삶을 살고 있다.

남편이 새해에 은행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그 기쁨이 겹친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노라는 신혼 무렵, 남편이 앓아 요양을 해야 했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이름을 위서하여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돈을 빌려 남편을 살렸다. 그 고리대금업자 '크로그쉬타'는 지금 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사정을 모르는 헬마는 행장 취임을 계기로 평판이 좋지 않은 그를 해임하려 하나 상대방은 그 위서사건을 내세워 남편을 실각시키겠다고 노라를 위협한다. 그러한 사실이 남편에게 알려지자 명예가 실추됐다고 여긴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배신당했다며 욕을 퍼붓는다.

지금까지 자기는 단순히 인형으로 취급되어 귀여움을 받은 데 불과하다고 생각한 노라는, 사건이 해결되고 남편이 다시 화해할 것을 원하지만, 아내가 되기 이전에 책임 있는 한 인간으로서 살기 위하여 집을 나가겠다고 한다. 정신을 차린 그녀가 남편에게 내쏟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구구절절 옳다.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집을 나간 그녀가 겪어야 하는 현실은 만만치 않을 게 뻔하다. 경제적 자립이 없는 한 정신적 자립이란 기대할 수 없는 게 삶이다. 19세기 유럽의 사회적 구조는 남성위주였으며 여자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였다. 이 소설의 주인공 '노라'가 신여성의 대명사로 여겨진 건, 그 당시 거의 모든 여성이 남성에게 의존해 살수 밖에 없었던 철통같은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많은 여성들이 남성과 결혼함으로 그의 그늘에서 안락하게 살기를 희망한다. 물론 남의 덕을 입는다는 건 또 그 만큼 자신을 내어주지 않고는 안 되는 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육체적으로 남자보다 약한 대부분의 여자는 능력있는 남편을 얻기 위해 그토록 외모지상주의가 되어간다. 허나 지금은 여성도 자신의 능력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는 평등한 사회가 되었다. 오히려 남자가 화장도 하고 능력있는 여자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는 사회적 구조로서가 아닌 인간 개개인의 의식구조로서의 '인형의 집'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나가는 정신적 토대를 이루기 위한 교육이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남편 헬마역의 '안소니 홉킨스' 의 젊은 시절 모습이 새롭다. 그의 연기력이 나이가 들수록 더 멋있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 당시 상류층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모가 키우는 자녀들, 그건 능력있는 남편들이 자식에게서 아내를 적당히 격리시켜 아내의 미모나 품위 등을 유지시키고자 한 이기적인 배려였다. 따라서 남편에게 사랑받기 위해 존재한 아내로서는 마다할 일이 아닌 고마운 일이었다.

수유를 하지 않음으로 자식에의 집착을 덜고, 자식의 정신적 자립도 도우는 장점이 있는 반면, 효심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오래된 영화여서인지 영화 장면의 사진을 찾지 못해 올리지 못했다. '인형의 집' 작가 사진만...                                                                                                      

 

* 시인이자 극작가(1828 ~1906) 헨릭 입센. 노르웨이 시엔 출생. 근대 사실주의 산문극의 창시자.

대표작 : 페르귄트(1867),  인형의 집(1879),  유령(1881), 헤다 가블러(189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