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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 (화가 미켈란젤로)

나무^^ 2014. 1. 29. 18:22

 

 

감독   캐롤 리드

제작   미국, 이탈리아 (1965년. 138분)

출연   찰턴 헤스턴, 렉스 헤리슨, 다이엔 킬렌토 외 다수

 

  2014. 1.26. 일요일 낮 2시30분 EBS 명화극장에서 보았다. 늘 한 거 또 한다 싶었는데, 처음 보는 영화였다. 

영화 시작에 앞서 약간의 미술작품 설명이 곁들여지며 이해를 돕는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미켈란젤로'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으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 제작을 놓고 고민한다. 게다가 교황청 소속 건축가 '브라만테'는 그를 시기하며 참견한다. 원래 그림보다는 조각을 자신의 천직으로 믿었던 그이기에 성당의 넓은 천정을 어떤 그림으로 채울지 뾰족한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 막막한 심정에 결국 교황의 명대로 그리다가 그만 내팽개치고 대리석 산지 '카라라'로 달아나고 만다.

율리우스 2세는 즉시 미켈란젤로를 잡아들이라는 엄명을 내리고, 미켈란젤로는 도망가는 길에 산에서 마주한 신비로운 자연 풍광 앞에서 종교적인 깨달음으로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 다시 성당으로 돌아온 미켈란젤로는 전쟁 중에 있는 교황과  여러 차례 의견 충돌을 겪지만 결국 교황은 그를 신뢰하고 후원함으로 그는 천정화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빙 스톤'이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대표작인 '천지창조'가 있는 시스틴 성당에서 촬영되었다. 

이탈리아 여행할 때 이 성당에 가서 이 유명한 걸작을 보았는데, 감탄과 함께 올려다 보느라 목이 아팠던 기억이 난다. 막상 보니까 그리 큰 감동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미 잘 알고 있었던 작품이여서인지...

'사랑은 고통이면서 환희다.' 라고 말하는 그는 남녀간의 사랑, 인간들과의 사랑을 초월하여, 혼신을 다하는 열정과 사랑을  작품으로 표현한 예술가였다. '예술은 그 무엇도 아닌 영감이다.'라고 말하지만 이런 대작은 대단한 체력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무엇보다 그를 후원해주는 재원이 없이는 이런 역사에 남는 예술품은 나올 수 없는 일이다.

 

기독교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는 교황은 그가 그린 그림들을 살펴보며 말한다.

 '... 생명이란 선물에 감사하는 인간, 자네가 바로 신의 사제네... 나처럼 평생의 일념이 실패로 돌아가는 건 참혹하지...'

너무나 멋진 작품에 감탄한 교황은 자신이 죽기전에 빨리 보여주고 싶어 작업이 언제 끝나는지 계속 물어보지만, 그는 늘 '완성되는 날 끝납니다.' 라고 말한다. 교황과 그의 의지가 부딪히며 일어나는 갈등이 영화를 재미있게 이끌어 간다.   

'우리는 권력자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매춘부나 마찬가지다' 라고 말하는, 그를 도와 작업하는 화가 '라파엘로'도 등장한다.

 

어릴 때 영화 '벤허'를 통해 본 멋진 '찰턴 헤스턴'이 미켈란젤로를 연기하여 반가웠다. 그러나 어느 다큐영화에서 본, 총기소지를 찬성하다 못해 신봉하며 못나게 구는 그는 아주 실망스러웠다. 정의롭고 강한 의지의 소유자를 연기하던 그는 그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나보다.

아무튼 이 영화는 줄거리가 재미있고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영화이다. 시종일관 흐르는 성가 음악도 아름다웠다. 초인적인 천재 예술가의 끈기와 집념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