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에드 해리스
제작 미국 (2000년, 122분)
출연 에드 해리스, 마샤 게이 하든 외 다수
오래 전 서양미술사책에서 보았던 화가 '잭슨 폴락'(1912~1956)의 독특했던 추상화 그림이 기억난다.
추상화의 매력이란 사방에서, 또 볼 때마다 그 느낌과 해석이 달라지는 흥미진진함일 것이다. 그의 작품을 보노라면 무질서 속에서 느껴지는 묘하게 집약된 강렬한 아름다움이 있다. 20 세기 추상표현주의 기수였던 실존화가 폴락의 삶과 고뇌, 작품배경 등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영화이다.
영화 감독이자 변화무쌍한 주인공을 열연한 '에드 해리스'의 예술적 역량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어느 날, 무명화가로 형의 집에 얹혀살며 술에 찌들던 그에게 구원처럼 나타난 추상화가 '리 크래스너' 단번에 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그녀는 그를 계속적으로 격려하며 결혼하기에 이르고 그림에 전념하도록 헌신적으로 돌본다. 강한 자기표현 욕구와 함께 외부 세계와의 마찰을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괴팍한 성격이 영화 곳곳에서 잘 드러난다.
그의 나약함이나 사랑을 냉정하게 차단하며 작품활동에만 열중해주기를 원하는 아내는 애낳는 일 조차 거부한다. 결국 그는 그만의 독특한 '액션 페인팅' (물감을 흩뿌리는 기법)을 시도하여 일약 유명 화가의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그는 비평에 초연하지 못하였으며, 자신의 허망한 욕망에 휘둘리며 술에 취해서 44 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즉흥적이고 열정적인 그의 예술성은 세속적 욕망이 강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그의 삶을 외롭고 고통스럽게 하였다.
그의 예술적 동지인 아내는 그를 성공으로 이끈 공로자이지만 그의 허전한 내면을 품어주는 따뜻한 사랑이지는 못했다. 그녀의 욕망을 그를 통해 구사한 것일 수도 있다.
그와 함께 교류했던 추상화가 '윌렘 드 쿠닝', 미국과 유럽의 예술세계를 이어주었던 '페기 구겐화임', 미술 평론가 '클리멘트 그린버그' 등 그를 둘러싼 미술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수 많은 분야의 예술가! 그들의 놀라운 재능! 그러나 어찌 다 갖을 수 있겠는가!
불행한 삶을 살다 간 예술가들이 남긴 유형 무형의 유산들은 수많은 후세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준다. 유명한 예술가는 되지 못했지만 좋아하는 분야의 예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의 삶은 대체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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