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문학

페인티드 베일 (서머셋 모옴)

나무^^ 2021. 1. 24. 15:11

 

감독  존 커란

제작  중국, 미국, 케나다. 2007년. (125분)

출연  나오미 와츠, 에드워드 노튼 외 다수

 

EBS 명화극장에서 다시 본 영화이다. 화면이 아름답고 내용도 진지해서 또 보아도 재미있었다.

원작이 '서머셋 모옴' 작품이라는데 결말은 많이 다르다고 한다. 영화는 비감한 가운데 나름 행복하게 끝나는데, 실제 소설에서는 암울하게 끝을 맺는다고 하니 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대부분의 인생은 원래 해피엔딩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작가가 퍼시 셀리의 시 '사람들이 인생이라 부르는 오색 베일을 들추지 마라'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인생의 베일'이라는 작품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1925년 영국 런던. 한 사교계 파티에서 세균학자이자 의사인 '월터'는 첫눈에 '키티'에게 반한다. 딸을 결혼시키고 싶었던 아버지는 그를 집에 초대한다. 또한 딸이 어서 결혼하길 바라는 엄마의 전화 이야기를 엿듣게 된 키티는 그의 성급한 청혼을 받아들인다. 월터는 연구차 중국 상해로 떠나야 해서 서둘러 결혼을 한다. 그러나 둘의 성격은 너무나 달라서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는 것을 금새 알아챈다.

지적이고 내성적인 월터와는 대조적으로 감각적이고 활발한 그녀는 금새 그에게 실증을 느끼고 친절한 다른 남성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그 사실을 눈치챈 그는 분노를 참고 콜레라가 창궐하고 있어 의사가 필요한 중국 오지로 자원근무를 청한다. 그리고 아내에게 이혼을 받아들이던지 따라가던지 양자택일을 하라고 한다.

단 상대가 이혼을 하고 그녀와 결혼한다면 이혼해주겠다는 말에 그녀는 애인에게 달려가지만, 바람둥이들은 원래 사랑을 책임지지 않는다. 키티는 할 수없이 그를 따라 낯선 중국으로 길을 떠난다.

암울한 그녀의 처지와는 대조적으로 화면에 비춰지는 중국의 산야는 기막히게 아름답다.

 

월터는 그녀의 사교적인 성격과 아름다운 용모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불륜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런 천박한 그녀를 한때나마 사랑했던 자신까지 경멸하며 사지에 발을 들여놓는다. 잊기 위해서 그는 더욱 일에 몰두한다. 

그때부터 한 집에서 사는 그들의 생활은 따로 따로 지루하게 이어진다. 할일 없는 그녀에게 감옥이나 다름없는 시간들이었다.

냉정한 월터이지만 한 때 사랑한 그녀를 남편으로서 끝까지 책임지고자 한다. 그는 콜레라로 죽어가는 현지인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랑의 좌절을 감내해간다. 현지인들의 반발로 자유롭게 나다니지도 못하던 그녀가 마음을 바꾸어 수도원에서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게 되고, 그런 그녀를 주시하며 그의 마음이 조금씩 누구러들자 깊었던 두 사람의 골이 조금씩 메꾸어진다.

 

키티는 임신을 했지만 누구의 아인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마음이 풀린 월터는 그 일을 문제삼지 않는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게되면서 어렵게 부부 사이를 회복했지만 월터는 콜레라에 감염되어 그녀 곁을 떠난다.

흘러가는 시간은 그렇게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리석게도 지난 뒤에야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게 인생살이다. 

영상미가 특히 아름다운 잘 만든 영화이다.

 

 

 

 

 

 

 

 

* 나중에 (2021년 10월) 책을 사서 재미있게 읽고 친구 연옥에게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