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음악, 무용

비러브드 (뮤지컬)

나무^^ 2024. 3. 17. 13:43

 

 

  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

  제작   프랑스 (2013. 139분)

  출연   까뜨린느 드뇌브, 카아라 마스트로얀니, 루비딘 사니에 외 다수  

  

* 이 영화 해학적일 만큼 재미있고 읊조리듯 서정적 멜로디까지 우아한 뮤지컬 영화이다. (2014.6.24)

절망적 사랑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무모하리 가볍고 현실적으로 다루며 허영심 많은 여인들의 시선을 유혹한다. 

1963년에서 2008년까지 45년 간의 긴 시간, 어머니와 딸의 사랑을 세사람의 여배우를 통해 이야기한다.

'까뜨린느 드뇌브'가 맡은 '마들렌'역의 처녀시절을 두 여배우가 열연하는데, 그중 '카아라 마스트로얀니'는 그녀의 친딸이라고 한다. 모녀가 함께 연기를 하면서 얼마나 더 돈독한 관계를 쌓아갈까 생각된다.

내가 20 대 초반에 보았던 '세브린느' 영화에서의 까뜨린느 드뇌브는 영화 내용 만큼이나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던 젊은 시절이었으니 더욱 그렇게 비쳤을 것이다. 지금 그녀의 딸 역시 퍽 매력적인 용모였다.  

이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으로 연기하는 그녀를 보면서 새삼스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내노라하는 유명인들이 즐겨 신었다는 '로저 비비에'의 명품 구두!  채도가 낮은 진한 빨간색의 이 구두는 구두 판매원인 젊은 마들렌에게 욕망의 대상이자 그녀를 더 매력적이고 당당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였다. 멋을 내는 여성에게 구두는 단순한 신발이 아닌 자신의 감각과 내면을 표현하는 중요한 팻션의 일부이다. 결국 그녀는 이 구두를 훔쳐 신고 예기치 못한 일을 겪는다. 

좀 비현실적인 코믹 코드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능할 수도 있는 재미있는 상상이다. 그 일은 체코 의사 '자호밀'을 만나게 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마들렌은 체코로 가서 살아야하는 게 낯설지만 결혼식을 올리고 프라하에서 신혼살림을 차린다.

신혼의 단꿈도 잠시, 자호밀은 바람을 피우고 그녀는 딸과 함께 파리로 다시 돌아온다.

30 년 후, 마들렌의 딸 '베라'는 우연히 런던에서 밴드 드러머 '핸더슨'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핸더슨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베라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베라와 연인사이인 '클레망'은 그녀의 마음속에 핸더슨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그들 사이는 파국으로 향한다.

한편, 노년이 된 마들렌은 다시 만난 자호밀과 남편 모르게 밀회를 즐기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남편은 그 사실을 알지만 그녀를 잃지 않기 위해 묵인한다. 어느날 자호밀은 그녀를 만나러 오다 사고를 당하고 죽음에 이르자 그녀는 슬픔에 잠긴다. 
쉽게 말해 모녀가 모두 불륜을 저지른다. 프랑스이기 때문에 좀 더 너그러울 수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독은 사람의 마음을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무모하게 움직이는 것에 진실성을 부여했다. 

감독이 처음 생각했던 제목이 'Imprudence'(무모함)이였다니...

무모하지 않은 사랑이라면, 그것이 진정 사랑이겠는가? 유리한 조건이나 편리함, 이기심을 위함이기 십상일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흐른 후 뒤돌아보았을 때 꿈처럼 아련히 기억나는, 가슴 저린 사랑...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던, 그 무모한 사랑의 추억 한 편 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삶이란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