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밀로스 포만 원작 피터 셰버
제작 미국 (1984년. 150분)
출연 톰 헐스, F.머레이 에이브러햄, 엘리자베스 베리지 외 다수
오래 전에 보았는데 EBS 토요 명화극장에서 다시 보았다.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이다.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F. 머레이 에이브레햄), 각색상 등 8개 부문의 상을 받은 작품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음악 천재 모짜르트의 35세 삶을 동시대 평범한 궁정 음악가 살리에리를 통해 조명하였다. 노력하는 그에게는 주지 않고 천방지축 행동하는 모짜르트에게 신의 재능이 부여된 것을 질투하며 괴로워하는 그의 고뇌와 애증을 잘 드러낸 영화이다.
모짜르트의 아버지는 아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어린 나이 때 부터 그를 데리고 유럽 순회공연을 다니며 음악적 재능을 단련시켰다. 그러나 성인이 된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거스리며 하숙집 딸과 결혼하고 급기야는 아버지와 결별한다. 평범할 수 없는 천재는 수입에 비해 낭비가 심하고 재정난에 시달린다. 살리에르는 공주의 교사가 되고자 하는 그를 추천하지 않고 저속한 귀족에게 보내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검은 화면에서 장중한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서곡이 울려 퍼지면서 하얀 눈이 휘날리는 비엔나의 밤거리 어둠 속에 “모차르트!”라는 외침이 들리고 “용서해 다오. 모차르트. 고백 건데, 너를 죽인 건 나다!”라는 노인의 절규와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살리에리가 자신의 저택에서 면도칼로 목을 베고 들것에 실려 나간다.
이후 정신병원을 방문한 신부가 살리에리의 두서없는 고백을 들으며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는 형식으로 영화가 전개된다.
살리에리는 음악가의 길에 장애가 되던 아버지가 죽자 궁정음악가로 성공하여 신에게 감사와 찬미의 음악을 헌정하기로 맹세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앞에 나타난 젊은 모차르트는 그야말로 웃음이 헤프고 여자들 꽁무니나 쫓아다니는 저속한 인간으로 비춰진다. 그런 모차르트에게서 신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서 살리에리는 선망과 질투로 좌절하며 모차르트를 파괴하고자 한다.
궁정에서 살리에리가 피아노에 놓여 있는 모짜르트의 악보를 훔쳐보는 장면과 그에 대한 놀라움과 부러움이 가득한 대사, 그가 올린 오페라를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숨어서 관람하는 모습 등은 살리에르가 얼마나 그를 부러워하며 선망하는지 알 수 있다.
'악보상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시작은 단순했고, 율동만 있었어. 서서히 들리는 바순··· 그런데 갑자기 그 위에 높이 오보에가 딴 음으로 은은하게 나오는 거야. 그러다가, 클라리넷이 그걸 이어받지. 멜로디가 감미로워지면서 그토록 아름답고 신비한··· 그리움이 가득한 곡이었어. 이루어질 수 없는 그리움으로 가득한 곡. 난 마치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있는 것 같았어.'
늙은 모습의 살리에리가 그때의 감격을 회상하면서 악기 이름을 이야기할 때 그 악기 소리가 화면 밖에서 들리면서 음악의 하모니가 강조된다. 과거 젊은 모습의 살리에리가 감동 어린 표정으로 악보를 보고 있는데 모차르트가 나타나 방정맞게 악보를 획 채어가 버린다. 이는 그들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이미지이다. 두 사람의 대조되는 성격과 분위기는 영화를 흥미롭게 끌고 간다.
영화 속에서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사면초과에 처한 궁핍한 모차르트에게 살리에르는 죽음의 레퀴엠을 부탁하며 높은 보수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는 아버지가 가장무도회 때 입었던 검은 가면과 검은 복장으로 나타나 모짜르트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그 와중에 지인이 부탁한 '마술 피리'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고 과로한 그는 한편에서 악기를 연주하다 쓰러진다.
음악을 마치 신처럼 경건하게 받들였던 살리에르에게 모짜르트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고통이었지만 그를 집으로 데려와 정신이 들자 레퀴엠 뒷부분을 불러달라며 함께 악보를 완성시킨다. 그를 죽음에 이르게는 했으나 그의 음악적 천재성은 결코 제거할 수 없었다. 생활고에 시달려 집을 떠나 친정으로 갔던 그의 아내가 돌아오자 그는 임종한다. 관에 실렸던 그의 시신이 관에서 꺼내져 구덩이에 버려지고 방부제인지 하얀 가루가 뿌려지는 것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천재의 비참한 말로였지만 그의 아름다운 음악은 영원한 고전으로 남아 연주되며 사람들 가슴 속에 살아있다.
영화에서 살리에리는 신을 원망하며 모차르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신 또한 자학하며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하고 있었다. 자신의 평범함이 천재에게 비교당하는 열등감을 이겨내지 못한 어리석음과 특출한 천재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음을 영화는 그리고 있다. 어디까지나 희곡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것이므로 실존 인물인 살리에르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것은 추측에 의한 허구이다.
‘Amadeus’란 라틴어로 신의 아들, 신의 사랑이란 뜻이다. 철자를 분해해 보면 A mad deus(미친 신)과 Am a deus(나는 신이다)의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상반된 개념을 살리에리의 관점에서 보면 전자는 경박한 모차르트를 선택한 신에 대한 증오가 되겠고, 후자는 평범한 사람의 수호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과장한 것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모차르트의 천재성보다는 살리에리의 시기심에 대한 영화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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