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외국 영화/문학

더 리더 (베른하르트 슐링크 作)

나무^^ 2009. 3. 31. 15:05

                                                                                                                                                                

        

 

햇살이 따스하지만 봄바람이 좀 부는 주말, 한가롭게 친구와 씨네큐브에서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를 보고 이어서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보는 순간, 화면의 어지러움을 느껴야 한 건 인도영화다웠기 때문일게다.

그 영화도 흥미진진한 재미를 느끼게 하고 음악도 좋았지만 촬영술이나 영상미는 좀 아쉬웠다. 

 두 영화 모두 내가 가보았던 장소인 나치 수용소, 타지마할 궁전이 나옴으로 감흥을 더해주었다.

 

10대 후반의 소년 마이클과 30대 중반의 여인 한나의 사랑은 비현실적이였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순수한 감성을 지닌 한나는 전차 검표원에서 사무원으로 승진하였으나 어느날 소리없이 마이클을 떠난다.

불안한 사랑, 글을 모르는 수치심 등 그녀는 먹고 살기 위해 자연스럽게 수용소 감시원이 될 수밖에 없었다.

2차대전 후 독일이 처한 현실에 속죄양이 되어야 한 그녀가 스스로 지키고 싶어한 존엄성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마이클의 진실했던 사랑은 감옥에 있는 그녀에게 10여년간 책을 읽어 녹음한 테이프를 보내고, 그녀는 단지 그에게 편지를 쓰고싶은 열망으로 녹음을 들으며 힘겹게 글자를 해독해간다.

마이클은 그녀의 석방과 함께 현실적인 대처를 마련하지만 그녀는 존엄한 죽음을 선택한다.

인생은 어떤 결과보다 '최선을 다한 과정'이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무지하고 나약한, 그러나 맑은 영혼을 지닌 한 여인의 순수함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한나 역을 맡은 '케이트 원슬렛'의 연기가 돋보이는, 화면이 아름답고 세련된 영화였다.

독일의 법대교수이자 작가인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대표작인 이 작품을 고맙게도 친구에게 선물로 받았다.

독일 역사에 대한 중요한 텍스트를 담고 있어 교과서에도 인용되었다고 하니, 영화보다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답고 순수한 감동 가득한 영화였기에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