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알리시아 후라도 共著
김 홍근 편역 여시아문 출판
1899년-198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출생한 보르헤스는 세계 여러나라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세르반테스 상을 비롯하여 국제적 권위의 상들을 수상한 세계적 명성을 지닌 작가이다.
불교공부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이 책은 '주머니 속의 대장경'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불교에 대한 그의 생각과 함께 불교 정법을 고스란히 압축해 담고 있다.
필자는 유년시절을 아버지의 서재에서 보냈으며 영국계 할머니의 영향으로 영어와 스페인어를 함께 익히고, 스위스로 이주한 후에는 범신론, 불교 등과 프랑스, 독일 문학을 섭렵하며 라티어까지 익혔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그는 자신이 속한 세계 안팎의 다양함을 바라볼 수 있었으며, 그의 문학적 터전을 깊이있게 형성할 수 있었다. 그의 독특한 '발상의 전환' 글쓰기는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주제들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의 내용은 첫째, 보르헤스는 누구이며 불교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떠한지 다루고 있다.
필자는 '불교는 나에게 있어 구원의 길이었다'고 고백하며 그 깨달음의 세계를 더욱 치밀하게 묘사해보고자 '알레프'라는 소설을 썼다. 또한 구해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불교서적을 탐독했음을 그의 글 속에서 알 수 있다.
나는 필자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가 느낀 '구원'의 의미를 이해하며 공감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불교에 대해서 관심있는 다른 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어느 특정 종교에 속해 있는 이들도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둘째, 그가 한 불교강의 편이다.
전설상의 붓다와 역사상의 붓다를 설명하고, 불교에 영향을 미친 여러 학파의 사상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불교의 우주관과 윤회에 대해서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였다.
다음으로는 불교교리의 핵심이 무엇인지 요약했으며, 대승불교의 궁극적 지향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 외에 라마불교, 중국불교, 탄트라불교, 선불교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했으며, 불교윤리에 대해서는 인용글을 이용하여 설명하였다.
마지막 장으로 강연요지가 덧붙여져 다시 한번 불교에 대하여 정리한다.
그에게 있어 전설로 가득한 '불전(佛傳)'과 '불소행찬(佛所行讚)'은 훌륭한 환상 문학의 텍스트였다.
또한 그는 '고정관념을 깨라'는 메시지를 줌으로 고정관념이 깨진 뒤에 펼쳐지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보르헤스의 가장 보르헤스다운 점은 그가 발을 디디고 서있는 독특한 '위치'와 '입장'이다. 그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정신적 봉우리에서 인간과 우주를 조망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그가 무한한 수평적 사고와 무한차원의 수직적 사고를 통해 정신적 황무지와 고봉들을 등반한 탐험가이다"
'절묘하신 신의 솜씨를 보라.
기막힌 아니러니로 내게 책과 어둠을 동시에 주시다니!'
보르헤스의 시 '은총의 시'에서 그는 자신에게 닥친 실명을 이렇게 노래했다. (옮긴이의 말)
그에게 있어 눈으로 본다는 것은 그가 상상하고 이르고자 하는 피안의 세계인 심안(心眼)에 견주어 별 게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삶이 환(幻)이며 속세가 곧 열반의 세계인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화살을 쏜 자이며, 화살에 맞은 자이며 또한 화살이다.'라는 말은 자아에 갇힌 인간을 뜻하며, 석가는 그 화살을 제거하는 깨달음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따라서 진정한 삶의 목표는 '견성성불(見性成佛)하여 해탈에 이르는 길'이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경전처럼 곁에 두고 또 다시 펴보아야 할 귀하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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