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가한 평일, 김윤신 조각가의 전시를 보기위해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에 갔다.
20세기 시작과 함께 우리와 인연을 맺은지 116년이 흐른 나라 벨기에, 구한말 우리나라는 세계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중립국을 선택하고 그 동반자로 삼은 나라였다. 구벨기에 영사관이 생긴 이유였지만 일본에 무력침략에 의해 중립국화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 역사적 가치는 도심개발산업으로 한강 남쪽 남현동으로 내몰리고, 다시 남서울 미술관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나는 간혹 버스를 타고 지나다가 고풍스러운 아담한 건물을 보면서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오늘 가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으로 건축된 기둥 장식의 윗부분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각형 이오니아 기둥의 특징인 회오리 장식과 세로 홈의 골줄로 구성된 석고와 회벽으로 마감된 벽식기둥의 일부였다. 건물을 옮길 때 해체하여 재사용하지 못하고 전시한 거다.
관람객이 몇 사람 밖에 안 되는 2층 건물의 조용하고 한적한 미술관 분위기는 너무 좋아 한참을 의자에 앉아 작품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아름답고 묵직한 작품으로 놓여져 있는 작품들을 보면서 감동이 밀려왔다. 작가의 심혈이 느껴졌다.
'더하고 나누며, 하나' (合二合日 分二分一)는 작가가 50년 가까이 사용한 작품 제목으로 분명하고 깊이있는 내면의 철학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무를 사랑하고 오래된 나무의 신비스러움을 탐구하며 아름다운 조형물로 탄생시켜 시리즈화 하였다.
1970년대 후반 동양의 음양사상과 한국 토테미즘에서 출발하여 '합이합일 분이분일'의 독특한 자신의 예술을 창조하였다.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후 그의 작품은 더욱 다양해졌다. 나는 처음 들어보는 나무들 이름이었다. '알가로보', '팔로산토' 등, 나무끝이 살짝 올라간 곡선으로 한국적 미를 표현하였다 한다. 나무 느낌이 아주 좋았다.
기원 쌓기 시리즈 中 1970년대 철거목. 미상의 나무.
합이합일 분이분일 (合二合日 分二分一) 오닉스 55×58×27cm
예감 1967. 판화지에 석판화 63.3×45cm
수많은 석판화, 고목과 오닉스 등의 작품으로 자신의 삶을 표현한 여성 조각가 김윤신 (1935년~)은 그 인간 자체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작품들은 오래오래 그의 흔적으로 남아 평범하게 반복되는 대중의 일상에 독특함을 불어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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