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바람과 함께 한 즐거운 하루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국제 겔러리까지 한참 걷는 바람에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였다. 친구는 더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원한 실내에서 기다리면 좋았을 걸... 아주 많이 미안했다.
그녀가 인터넷으로 예약했다는 '불가리 세르펜티 75주년 기념 전시'는 화려한 장신구와 뱀을 주제로 한 예술가 세 사람의 작품 전시였다. 뱀을 주제로 만든 목걸이, 팔찌, 시계 등의 귀금속이었다. 젊어서는 그런 악세사리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별 관심이 없어졌다. 그래도 전시한 귀금속들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우며 아름다웠다. 평범한 손목시계를 에술적으로 장식한 것이 맘에 들었다. 뱀은 징그럽다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작은 전시관을 나와 밖으로 몇 발자욱 걸어가 제 2관으로 옮겨가는데 바닥에 그려진 안내용 하얀 작은뱀이 귀여웠다.
뱀을 모티브로 한 프랑스 여류 조각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의 작품은 밝고 사랑스러운 아름다움을 튕겨내듯 시선을 끌었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천경자, 최욱경, 함경아 세 작가의 작품도 보았다. 한 점 전시된 천경자 그림은 오래되어서인지 흐릿한 가운데 좋은 줄 모르겠다. 최욱경 그림은 아름다운 추상화였다. 함경아 작가의 자수그림들은 놀랍도록 정교하고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영감에 심혈을 쏟은 노력은 작품의 진가를 높이며 감동을 준다.
겔러리에서 주는 커피쿠폰을 들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는 때 지난 생일선물을 주고 받았다. 그녀의 생일을 챙겨주기로 하고는 여행하는 일에 정신이 팔려 잊고 있었다. 얼마나 미안하던지 서둘러 선물을 준비해 나갔다. 나는 그녀에게 '내가 사랑한 클래식 2' 책과 함께 캐나다에서 사온 예쁜 단풍잎병에 담긴 단풍시럽을 선물했다. 그녀는 내게 특별한 생일이라며 금일봉을 건넸다. 나이 들수록 친구들과 나누는 정이 더욱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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