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140

비르발 아니면 누가 그런 생각을 해

이균형 엮음. 정택영 그림 출판사 정신세계사 이 책은 재작년에 정신세계사 서점에 갔다가 아는 분이 사주었는데, 책꽂이에서 읽어주길 기다리던 이 책을, 지루한 책을 읽다 그만 실증이 나서 기분전환을 위해 펴게 되었다. 잠자리에서 몇 쪽씩 읽으며 기분좋게 잠들 수 있었다. 비르발은 16C 초 인도 무굴 제국의 황제 아크바르의 재상을 지낸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기지에 넘치는 바르빌의 답변과 그의 지혜를 필요로 하는데서 나아가 그를 시험하고 즐기는 아크바르의 짖궂음까지 웃음을 자아낸다. 누구나처럼 나 역시 유머를 좋아하지만, 즐길만한 코메디가 잘 없다. 설득력 있는 웃음을 자아내는 일은 지혜가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간단한 내용 하나를 소개한다. 어느날, 어전회의에서 아크바르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적인 삶 (장폴 뒤부아 作)

2005. 그리이스 프랑스적인 삶 지은이 Jean-paul Dubois (장폴 뒤부아) 옮긴이 함 유선 출판사 밝은 세상 프랑스 영화를 참 많이 보았다. 그리고 그 심미적 세련됨을 즐겼다. 오래 전에 수박 겉�기 유럽여행을 하면서 프랑스라는 나라를 잠깐 지나쳤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파리 예펠탑과 협소한 세느강, 멋진 쇼윈도우뿐이다. 얼마전 친구는 딸의 유학으로 그곳을 한달 이상 가있었다. 그녀는 많은 예쁜 물건들을 사왔다. 나는 프랑스 시골 구석구석을 가보고 싶다. 화가들의 그림 속에서 볼 수 있는 전원풍경을 상상한다. 개인 생활이 존중될수록 삶은 분리된다. 그리고 편리함과 함께 짙은 고독감이 수반된다. 중년의 작가는 자전적 이야기처럼 한 집안의 가족사를 국가의 시대적 배경과 함께 엮어간다. 내가 아는..

내 생애의 아이들 (가브리엘 루다 作)

내 생애의 아이들 지은이 가브리엘 루다 옮긴이 김화영. 출판사 현대문학 (2003. 3.1) * 가브리엘 루다는 1909년 캐나다 마니토바주의 생-보니파스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사범학교 졸업후 연극배우를 하면서 8년간 교사를 한 후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1983년 74세로 사망하였다. 작가가 67세에 쓴 소설인데 마치 주인공 여교사가 당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감동과 사실감을 느끼게 한다. 어린 빈센토와의 만남에서 청소년기로 변화하는 메데릭과의 헤어짐까지 話者인 젊은 여교사의 사랑과 갈등이 감동적으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황량하고 광대한 평원의 한 구석에 자리잡은 작은 학교와 그곳을 에워싸는 사회문화적 환경, 그리고 자연환경이 이 소설을 특징짓는 요소이다. 사랑과 인식의 출발점인 학교에서 선..

금강경 (오쇼 라즈니쉬 강의)

벼락처럼 단번에 자르는 지혜의 완성 금강경 오쇼 라즈니쉬 강의. 손민규 옮김. 태일출판 몇 년전 정신세계사에서 '금강경' 강의가 있어 처음으로 부처님 법문을 접하였다. 이십여 년 교회를 다녔던 탓에(모태신앙) 불교와는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어린 시절 친척 중에 을지로에서 절을 운영하신 분이 있어 할머나 손을 잡고 가본 적이 있었는데 캄감한 빈 법당은 무척 무서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동해안쪽 절순례를 하는 이들과 여행 할 기회가 있었으며, 그 후 감당하기 힘든 좌절을 겪었던 차에 금강경 강의를 듣게 되었다. 나는 그 시점을 내 정신적 전환기로 생각치 않을 수 없을 만큼 강한 환희심을 느끼며, 상식으로만 알던 불교가 아닌 불교의 진면목을 보게 되었다. 미혹의 눈을 뜨고 그 동안의 어리석음을..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作)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 글· 사진 호시노 미치오. 이규원 옮김 청어람미디어 출판 여행을 즐기는 내게 호기심을 일으킨 머나먼 북극의 나라, 알래스카! 이 책의 제목과 광활한 자연을 담은 사진에 끌려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했다. 나는 오랜 시간동안 우리 나라를 두루 여행하고, 또 다른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인간의 삶과 자연과의 관계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내 힘으로는 가기 어려울 신비한 세상을 이 책을 통해 마음으로나마 즐겁게 여행하였다. 언젠가는 가보기를 희망하면서... 이제는 세상을 떠난 매력적인 작가의 마음과 눈길을 따라 마치 그의 곁에 있는 듯한 느낌으로 사진과 글을 대하면서 상상의 세계를 눈에 보는 듯 펼칠 수 있었다. 편리하고 안락함을 누릴 수있는 문명의 도시를 떠나 신비하고 드넓은 세계에..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作)

침묵의 봄 지은이 레이첼 카슨 옮긴이 : 김은령 출판사 에코리브르 출판연도 : 2003. 11. 20 이 책은 봄에 샀는데, 두꺼운 '레이첼 카슨 평전'을 먼저 읽고 읽느라 계절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제야 다 읽었다. 왜 인간은 모두 그렇게 다른 운명으로 살아가는걸까, 마치 지구상에 존재하는 갖가지 생물체의 삶이 모두 다르듯이 말이다. 나는 린다 리어가 쓴 평전을 읽으며 지은이의 굴하지 않는 정신력에 존경심을 느꼈다. 그리고 한 권의 값진 책이 되어나오기 까지 그녀와,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겪은 숱한 노력과 고통들을 알게 되었다. 지은이 레이첼 카슨은 해양 생물학자로, 아름다운 문학인으로, 대중의 의식을 생명과 우주의 본질과 조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가족을 부양하는 ..

연필로 명상하기 (프레드릭 프랑크 作)

· 우리집 앞 산에서 그린 진달래 (2005년 연필) 연필로 명상하기 프레드릭 프랑크 作 '여섯 살 때부터 나는 연필을 쥐고 사물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그려보려는 열의가 대단했었다. 그리하여 내가 쉰 살이 되었을 때는 세상 만물의 다양한 생김새에 대하여 피력하게 되었다. 그러나 막상 내가 일흔살이 되었을 때는 지금까지 그려놓은 모든 것들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일흔 세 살에 비로소 나는 자연과, 동물, 식물, 새, 물고기, 벌레의 참된 본질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가 여든살이 될 때에는 보다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고, 아흔 살이 될 때는 아마도 사물의 신비를 꿰뚫어보게 될 것이며, 또 백 살이 된다면 나는 아마도 상당한 경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월든 (데이빗 소로우)

( 2005. 강원도 인제 곰배령) WALODEN Henry David Tboreau 지음 장승영 옮김 이 책은 '93년 EBS방송에 소개되어 사서 읽었다. 지은이 소루우는 1817-1862년 (45세)까지 살았으며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출생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1년 했으며, 형과 진보적인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했으나 형의 건강악화로 4년 후에 그만두고 저택관리인으로 들어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1845년 그가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 집을 짓고 살면서 쓴 자전적 이야기이다. 나는 소로우라는 한 인간에게 깊은 존경심과 함께 애정을 지니면서 이 책을 읽었다. 제1 장 숲생활의 경제학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대부분 평범하고 고지식하게 단순노동으로 일생을 보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