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 作) 62. 살아가는 날들 나무 봄날이 남녀가 하나 되는 일처럼 뜨겁고 감미롭다 슬프고 서러웁다 사랑이 생명의 탄생도 마음의 고귀함도 없는 놀이처럼 공허한 그 길이 끝없이 멀고 멀다 언제나 집으로 돌아가려나... 치매 걸린 엄마와 하나 되는 딸 치매 걸린 아내와 하나 되는 남편 그도 저도 없는 나는 한 마리 짐승과 하나 된다. 캄캄한 동굴에 한 줄기 빛 화사했던 꽃잎 비바람에 져버린 날 우리는 함께 울며 웃는다 집으로 향한 멀고 먼 길 걷는다 영겁을 지나온 생명들 하나 되어 사랑이라 부른다 아름다운 희생이라 부른다. 고단한 삶이라 부른다 여름밤 가득 별이 쏟아진다 그대와 사랑에 취하여 세찬 물처럼 흐르던 날이 꿈속에서 살아나고 또 살아나 잠든 나를 실어 간다. 아지랭이 가물거리듯 녹아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