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22

비상시국 선언을 보면서...

* 2023. 12. 3. 11시경 TV를 보다 갑자기 바뀌는 화면에서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무슨 일이지? 북한군이 쳐내려왔나? 아니면 이 정부가 소문대로 북진 통일을 하기 위해 신호탄을 쏘는 건가? 가슴 졸이며 TV를 지켜보았다. 완전무장을 한 특공대가 헬기를 타고 와 국회 안으로 침투되는 것을 보는 건 정말 끔찍한 순간이었다. 정전을 시키고 국회의원을 체포하려는 의도가 여실히 보였다. 또 다시 5·18 사태와 같은 참사가 벌어지는 것일까, 숨을 죽이며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피를 바쳐 오늘까지 지켜온 민주주의 나라인가!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는 일이었다.이 재명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발 빠르게 행동한 국회의원 190명의 만장일치..

안녕! 2024.12.04

가을 나들이

2024.10.29 (화) 아침 9시 30분에 강남역에서 친구를 만나 강원도 마랑재 친구에게 갔다. 지난 주가 단풍이 절정이였다는데 사정이 생겨 한 주를 늦추어서 떠났다. 그래도 아직 알록달록한 산을 보면서 맑은 날씨가 고마웠다. 지난 주 화요일은 비가 많이 내려서 오히려 이번 주 가길 잘했다.  친구 사위가 브라질로 2년간 해외근무를 가게 되어서 또 한 친구의 딸이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동행하였다. 어려서부터 보았던 친구의 딸들이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두 친구는 고교 동창인데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어린 딸을 양육하며 친해진 사이였다. 남편들도 한때 같은 회사에 다녔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었다. 엄마들에 이어 나이가 같은 딸들의 우정도 오래도록 유지되고 있었다. 딸이 없는 나로서는 그들 ..

안녕! 2024.10.31

뒷 것 김민기를 애도하며

어제 SBS  TV에서 특집 추모 앙코르 '학전 그리고 뒷 것 김민기'를 보면서 그라는 인간에 새삼 다시 감동했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인이었지만 그는 늘 앞 것들을 빛나게 하기 위한 '뒷 것'이길 자처하며 시종일관 겸손하고 순진한 인간으로 살았다. 수많은 후배들과 펜들이 그를 애도하며 슬퍼했다. 그는 고단했던 삶에서 벗어나 빛나는 별이 되어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그의 숭고한 향기는 언제까지나 남아 그의 덕을 입은 수많은 예술인들과 노동자들의 가슴에 살아 숨쉴 것이다.  나는 그의 '아침 이슬'을 양희은의 목소리로 처음 들었다.  정말 멋진 명곡이었다. 수많은 노동자들과 시위하는 민주세력을 하나의 꽃으로 피워올린 노래였다. 그가 의도한 것이 아니건만 그의 마음을 대중..

안녕! 2024.07.25

법구경을 다시 읽다

(가국현 作)  백 년 동안 다달이 천 번씩 제사를 지내기보다는 단 한순간이라도 진정한 수행자를 돕는 것이 뛰어난 일이다. 숲 속에서 백 년 동안불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보다는단 한순간이라도 진정한 수행자를돕는 것이 뛰어난 일이다. 이 세상에서 복을 받기 위해일 년 내내 희생을 바쳐 제사 지내도그 공덕은 진정한 수행자를 돕는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항상 남을 존중하고윗사람을 섬기는 사람에게는아름다움과 편안함과 건강과 장수이 네 가지 복이 더욱 자란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행실이 나쁘고 마음이 어지럽다면 마음의 고요를 지니고 덕행을 쌓으면서하루를 사는 것만 못하다. 비록 백년을 살지라도어리석어 마음이 흐트러져 있다면지혜롭고 마음의 고요를 지닌 사람이단 하루를 사는 것에 미치지 못한다. 비록 백년을 살..

안녕! 2024.07.12

오래된 기억의 정겨움

* 며칠전 가곡반에 새로 온 회원 중 중학교 때 동창을 만났다. 서로 몰라본 채 한참 시간이 지난 뒤 회식자리에서 그녀의 이름을 듣고 까마득하게 오래된 기억을 더듬었다. 함께 다니는 친한 친구가 '중학교때 선진이 같아.' 라는 말에 한 테이블 건너 앉은 그녀의 얼굴을 보고 또 보았다. 어린 시절 모습이 약간 보이는 듯 했다. 나는 식사를 다 마치기도 전에 그녀에게 가서 물었다. 그녀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 시절의 우리와 함께 한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오래 전에 지나간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인연은 소중하고 정겹다. 내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문학소녀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연소 여류작가가 되겠다던 그녀의 희망을 잊지 않고 있었기에 인상적이었던..

안녕! 2024.03.26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

* 이 미술관에서 새로 알게 된 지인과 함께 두번째 방문한 남서울 미술관이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이 친구를 만나는 장소가 되었다. 조각가 '권진규의 영원한 집' 전시를 비롯하여 네 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좋다. 오래전에 조각상을 해본 적이 있어 그 후 조각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회화보다 훨씬 힘드는 일이었다. 전시는 도쿄 무사시노미술학교 시기의 '새로운 조각', '오기노 도모', '동등한 인체' 와 서울 아틀리에 시기의 '내면', '영감', '인연', '귀의' 등 7개의 소주제에 맞는 작품과 자료로 구성 되어 전시되었다. 철학적이고 깊이있는 작가의 심연이 느껴지는 작품들이었다. 특히 이 마음을 끌었다. 자신의 모습, 아내였던 도모와 제자들의 모습을 주..

안녕! 2023.08.02

불가리 세르펜티 75주년 전시

* 친구 바람과 함께 한 즐거운 하루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국제 겔러리까지 한참 걷는 바람에 약속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였다. 친구는 더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원한 실내에서 기다리면 좋았을 걸... 아주 많이 미안했다. 그녀가 인터넷으로 예약했다는 '불가리 세르펜티 75주년 기념 전시'는 화려한 장신구와 뱀을 주제로 한 예술가 세 사람의 작품 전시였다. 뱀을 주제로 만든 목걸이, 팔찌, 시계 등의 귀금속이었다. 젊어서는 그런 악세사리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별 관심이 없어졌다. 그래도 전시한 귀금속들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우며 아름다웠다. 평범한 손목시계를 에술적으로 장식한 것이 맘에 들었다. 뱀은 징그럽다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작은 전시관을 나와 밖으로 몇 발자욱 걸어가 제 2관으로 옮겨가는데..

안녕! 2023.08.01

김윤신 : 더하고 나누며, 하나

* 한가한 평일, 김윤신 조각가의 전시를 보기위해 서울시립 남서울 미술관에 갔다. 20세기 시작과 함께 우리와 인연을 맺은지 116년이 흐른 나라 벨기에, 구한말 우리나라는 세계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중립국을 선택하고 그 동반자로 삼은 나라였다. 구벨기에 영사관이 생긴 이유였지만 일본에 무력침략에 의해 중립국화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 역사적 가치는 도심개발산업으로 한강 남쪽 남현동으로 내몰리고, 다시 남서울 미술관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나는 간혹 버스를 타고 지나다가 고풍스러운 아담한 건물을 보면서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오늘 가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으로 건축된 기둥 장식의 윗부분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각형 이오니아 기둥의 특징인 회오리 장식과 세로 홈의 골줄로 구성된 석고..

안녕! 2023.04.15

위대한 만남, 그대로·우향 전시회

* 신문을 읽다 본 전시회, 평소 좋아했던 두 화가인지라 친구와 함께 가자 할 새도 없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벅차오르는 감동과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모르고 두어시간 넘게 반복해 보았다. 그리고 나와서 미술을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꼭 가보라고 메세지를 보냈다. 도록도 한 권 사와서 읽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주 행복한 날이다. 해방 전후 동시대를 함께 한 대표적인 한국화의 대가 박생광(호 '그대로' 1904~1985)과 박래현(호 '우향' 1920~1976)의 전시회는 그야말로 다시 보기 쉽지 않을 대단한 전시였다. 박생광 181점, 박래현 88점 총 269점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강렬하고 민족성 강한 박세광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다. 분출하는 에너지와 함께 그의 깊은 ..

안녕! 2023.03.24

2023년 새해

시간이 지날수록 삶은 감사해지고 행복은 늘어난다 새하얀 겨울숲을 걸으며 작은 새들 모이를 준다 파란 하늘을 향해 뻗은 나뭇가지 아래 수많은 생명들... 지나온 많은 시간들이 겨울바람처럼 매섭게 가슴을 스쳐도 사랑스러운 햇살 따스하게 온몸을 감싸는 봄 기다리리라 남은 날이 줄어들수록 삶은 축복이고 환희여라 이승을 떠나면 어디로 가는지 묻지 마세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살피세요 세상 온갖 어려움을 견디고 살아온 오늘, 여기서 기쁜 노래를 부르세요 이보다 더한 행복이 따로 없거든요.

안녕! 202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