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22

얼마나 아름다운 봄인지!!!

지상에 없는 잠 최문자 어젯밤 꽃나무 가지에서 한숨 잤네 외로울 필요가 있었네 우주에 가득찬 비를 맞으며 꽃잎 옆에서 자고 깨보니 흰 손수건이 젖어 있었네 지상에서 없어진 한 꽃이 되어 있었네 한 장의 나뭇잎을 서로 찢으며 지상의 입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네 저물녘 마른 껍질 같아서 들을 수 없는 말 나무 위로 올라오지 못한 꽃들은 짐승냄새를 풍겼네 내가 보았던 모든 것과 닿지 않는 침대 세상에 닿지 않는 꽃가지가 좋았네 하늘을 데려다가 허공의 아랫도리를 덮었네 어젯밤 꽃나무에서 꽃가지를 베고 잤네 세상과 닿지 않을 필요가 있었네 지상에 없는 꽃잎으로 잤네. (언제가 동아일보에서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에서 읽은 시) 봄! 봄! 봄!... 얼마나 예쁜 꽃으로 가득한 세상인지 가는 데마다 절로 입이 벙긋 ..

안녕! 2016.04.08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전시를 보고...

기간 2016.01.26 ~ 2016.04.10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루벤스, 반다이크, 브뤼헐 등 플랑드르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였다. 리히텐슈타인박물관의 120 여점 그림을 전시하는 대규모 기획인 만큼 대단한 감동의 시간이었다. 루벤스(1577~1640년)는 독일 태생의 벨기에인으로 대표적인 바로크 스타일의 화가이다. 그는 종교, 신화를 바탕으로 하는 역사화, 초상화, 풍경화 등을 그렸으며, 인문학자이자 미술품 수집가였으며 스페인과 잉글랜드왕에게 기사칭호를 받은 외교관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내가 보았던 그의 작품 중 인상 깊었던 그림이 있었는데 '한복입은 남자'였다. 우리 돈으로 3 억8 천만원에 낙찰되었다는... 그가 8 년간 이탈리아..

안녕! 2016.03.01

겨울의 길목에서 시를 읽다

자작나무에게 정호승 나의 스승은 바람이다 바람을 가르며 나는 새다 나는 새의 제자가 된지 오래다 일찍이 바람을 가르는 스승의 높은 날개에서 사랑과 자유의 높이를 배웠다 나의 스승은 나무다 새들이 고요히 날아와 앉는 나무다 나는 일찍이 나무의 제자가 된지 오래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을 견디는 스승의 푸른 잎새에서 인내와 감사의 깊이를 배웠다 자작이여 새가 날아오기를 원한다면 먼저 나무를 심으라고 말씀하신 자작나무여 나는 평생 나무 한 그루 심지 못했지만 새는 나의 스승이다 나는 새의 제자다. 집 앞에 있는 산 둘레길을 걷노라면 아주 작은, 너무 작아서 슬픔마저 느껴지는 새들을 만난다. 이 덤불 저 덤불로 옮겨앉으며 지저귀는. 귀엽다 못해 가엾은 느낌마저 드는 예쁜 새들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 그들의 신비..

안녕! 2014.11.18

"안은미와 함께 하는 몸풀이 공장 33·55" (Let's talk about sex)

안은미 '춘향전' 공연(언제?) * 2013년 '피나 안 인 서울' 참가자 (사진 배태호) 2014년 잔인한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시커먼 중형차에 받혀 붕 떠오르는 순간 '아, 이제 죽는구나!' 내 몸이 철퍼덕 내동댕이 쳐졌다. 숨이 컥 막혔지만 눈을 번쩍 떴다. '아유! 이거 사람들이 몰려드네? 코앞에 횡단보도를 두고 이 무슨 망발이람!' 순간, 내가 죽지 않은 것을 알고 벌떡 일어나고 싶은데 몸이 꿈쩍을 않는다. '으윽~' 결국 앵앵거리며 달리는 119 차에 실러 가까운 병원으로 향했다. 그렇게 입원을 하고 견디기 힘든, 감옥 아닌 감옥살이(규칙을 쬐곰 위반한 죄)를 한 달이나 한 후 퇴원했다. 아뿔싸! 몸이 그 전같지 않다. 두달이 돼가는데 시멘트 바닥에 동댕이쳐지며 부딪힌 등판과 허리가..

안녕! 2014.08.20

'곤충 위대한 본능'을 시청하고

우와! 정말 흥미진진한 신비스러운 내용이었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총제작비가 10억원에 이른다는 창사 25주년 특집 다큐인 이 작품은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을 제작한 김진만, 김정민 PD, 고 헤림 작가가 2여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한다. 안방에 편안히 앉아 그 놀라운 곤충의 세계를 보는 우리들은 그들의 엄청났을 노고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장장 65,430km의 거리를 이동하였다니 참으로 힘겨운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아름다운 순간 포착의 영상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레이터 '이승기'씨의 안정감 잇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도 한몫 하였다. 또한 곤충들의 행동과 함께 어우러지는 생동감 넘치는 음악과의 접목도 훌륭하였다. BBC 다큐가 아닌, 우리제작팀의..

안녕! 201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