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22

'칼질의 재발견'레스토랑

얼마전,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친구들 모임을 햇볕이 따사로운 '칼질의 재발견'레스토랑에서 하였다. 작년 내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 한식집에서 만나다가 바꾼거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교통이 편리한데다 마음 놓고 한담을 나눌 수 있는 조용한 장소였다. 그런데 한 친구의 소개로 이곳을 찾아왔는데, 맘에 들었다. 우선 여느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지만 음식이 맛깔스럽고, 조촐한 한옥의 분위기가 소박하고 정겨워 서민적이었다. 레스토랑 이름도 좀 현학적인 느낌이 드는데다 명함에 쓰인 '인생 조성미의 첫 번째 프로젝트'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아하! 그녀는 전에 여기자였다. 빡센 기자생활을 하면서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겪은 그녀가 변신을 한 것이다. 여러 가지 많았을 어려움을 이겨내고 둥지를 튼 이곳은..

안녕! 2013.03.13

새해를 맞아...

2013년 1월 1일이다. 나는 뭘 하면서 그 많은 시간들을 보낸걸까... 생각해 본다. TV에서 희귀병 환자들을 보았다. 엄마가 해주던 양치질을 제 손으로 하면서 기뻐하는 소녀,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행위를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기뻐하는 이들를 보면서 내가 겪는 일상의 대수롭지 않은 행동 하나하나가 무한히 감사하고 기쁜 일인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그렇게 탈없이 무사히 저무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보낸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미진한 것이 없지 않은 건 아직도 버릴 수 없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모든 욕망이 부질없음을 알고 내려놓아야만 한다지만, 새해에는 마지막 남은 그 욕망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안녕! 2013.01.01

참 아름다운 기사를 읽고...

(관악구 삼성산의 봄숲) 손창근님의 '아낌없는 숲사랑' 남산 2배 1000억대 임야 국가 기부 (지명훈 기자) 비리와 거짓을 알리는 기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오늘 아침 동아일보(2012. 4. 5.)에 난 기사 중에서 이 내용을 읽으며 마음 훈훈한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이 허약한 나는 '나무' 라는 법명을 스스로 지을 만큼 숲에 가기를 즐기고 나무를 좋아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웬만한 미용실에서 피부관리를 받은 것보다 산에 다녀와 거울에 비친 안색이 더 밝고 깨끗한 것을 느낀다. 새소리 즐거운 숲은 돈 받지 않고 산소맛사지와 함께 마음까지 위안해 주는 더할 수 없이 고마운 곳이다. 그럼에도 쓰레기를 흘리고 오거나 나무를 훼손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어린 시절 용산동에서 태..

안녕! 2012.04.05

친구의 선물

사랑의 노래 2006. 가국현 作 아침식사를 하는데 맑은눈이 현관으로 달려가며 짖는다. "택배요!" 친구가 보내준 상자를 열자 알이 자잘한 예쁜 토마토가 가득하다. 얼마전 만났을 때 남편이 투병중인 한 친구에게 특별한 토마토를 보내겠다고 하더니, 내게도 보낸 것이다. 그녀가 정성껏 쓴 메모지가 부착되어 있었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이 친구는 어릴적 한 동네에서 자라 초,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녔지만 가깝게 지낸 사이는 아니었다. 그런데 인연인지 중년이 되어 나의 친한 친구와 한 아파트에서 살다가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너무 바쁘게 살아야했던 젊은 시절, 나는 여러 친구를 따로 따로 만날 시간을 내기 어려워 아예 함께 만나자며 모임을 만들었다. 8 명이 시작했던 모임은 시간이 오래 흐르면서 6 명..

안녕! 2012.03.01

'초상화'와 함께 본 '타고르 회화'

전시기간 2011.09.27 - 11.06 무제 종이에 유색 잉크 (1929) 참 좋은 가을날이었다. 새로 사귄 친구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초상화의 비밀'과 함께 아시아관에서 열리고 있는 '타고르'의 회화도 보았다. 조선시대 왕실 통치자 초상화, 삼강오륜에 의거한 군신, 붕우, 부자, 부부 등의 초상화를 살펴보았으며, 그 당시 조상들의 세밀한 초상화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도 듣고 보았다. 요즘 인물화를 그려보면서 얼굴의 묘사가 어려움을 잘 알기에 작품 하나 하나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직물에 그토록 세밀한 수채묘사를 할 수있었던 조상들의 재주와 변색하지 않은 색채도 놀라웠다. 루벤스가 그린 한국인, 윤두서의 자화상, 이순신 장군의 아주 잘 생긴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다. 4 번에 걸쳐 작품을 조..

안녕! 2011.10.25

EBS 다큐 프라임 "아시아의 열대'를 보고

아시아의 열대 제 1부 나무 인간 오랑뽀혼 제 2부 까로의 슬픈 열대 제 3부 파푸아의 노래 제 4부 원시 고원의 사랑과 평화. 발린카족 제 5부 정글의 카누 전사 시카리족 열대는 아프리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 원시림에는 고립된 채 살아가는 많은 부족들이 살고 있었다. 그 곳에도 역시 전통과 현대의 세대차가 일어나고 있으며, 자연의 혜택을 자유롭게 누리며 나름대로 평화롭게 살던 그들에게 외부 세계에서 흘러든 문명은 그들에게 혼란과 가난을 경험하게 한다. "세계가 하나"라는 구호가 그들에게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벌거벗은 자연인 그대로 당당하던 그들의 모습은 문명의 옷을 걸치는 순간 남루해져 버렸다. 교통.통신의 발달은 이제 그 어느 곳도 그대로 두지 않는다. 나와..

안녕! 201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