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고 140

깨달음 (법륜 作)

법륜 지음 정토 출판 (2012년)​ 제 고집대로만 하는 아들이 어느 날 '법륜 스님께서...' 운운하기에 '넌 어미 말은 안 듣고 스님 말씀은 믿는구나.' 웃으며 유투브에서 스님의 을 찾아보게 되었다. 어리석은 중생들의 숱한 고민을 묵묵히 들으시고 친절하게 명쾌한 답을 주시는 스님께 신뢰와 존경심을 느꼈다. 그 후로 한 번 들었던 금강경, 육조단경 등의 법문을 다시 집에서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서점에서 눈에 띄어 사 읽었다. 책을 펴자 많은 상을 받으신 스님의 이력과 쓰신 책들을 알게 되었다. 쉽게 써내려간 짧은 글이지만 그 의미와 가르침은 심오하기 그지없는 내용들이다. 제1장 '존재로부터의 자유'에서 의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을 들어 일체의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

오르세 미술관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렸다가 산 책인데, 지금은 절판되어 다른 형태로 재출판된 책이다. 오래 전에 패키지 여행으로 서유럽을 다녀오면서 프랑스 파리에 발을 딛었지만 이런 미술관이 있는지 몰랐다. 알았다해도 하루이틀 머무는 일정에서 따로 떨어져 가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 소책자(22×12.5㎝)를 통해서라도 알고 그림감상들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첫째 미술관이 된 기차역에 대한 설명으로 책은 시작된다. 건물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미술관으로서의 기능과 요소를 갖추게 된 것이다. 19세기(1848년~1914년)의 예술품들, 즉 낭만주의와 20세기 전반의 아방가르드 예술운동 사이의 미술사를 예술사조와 장르별로 관람할 수 있게 하였다고 한다. 60여년간 펼쳐진 예술 창조의 흐름을 짚어가며 그림과 화가들에..

루쉰과 저우쭈어런 (쑨위 作)

루쉰과 저우쭈어런 쑨위 지음 김영문.이시활 옮김 오래전에 읽었던 으로 '루쉰'이란 작가를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어서 이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다. 그의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 그보다는 형제의 작품이나 성향에 대해서 평하고 설명한 저자의 생각들 위주로 쓰여진 두툼한 책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작가 루쉰에게 한때는 그가 끔찍이 사랑했던 아우이자 문학적 동지였던 인문학자 '저우쭈어런'이 있었다는 사실, 그들이 처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으로 인한 사적관계였다. 무엇보다 저어쭈어런의 유약한 성품과 맞물려 그의 일본인 아내로 인한 그들 형제의 결별이 안타까웠다. 왕더허우가 중국어판 서문에 인용한 루쉰의 말이다. '인간은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은 진화를 위해서이다. 또한 삶의..

도쿄대학 불교학과 (정상교 作)

정상교 지음 동아시아 펴냄 내가 불교에 관심 있는 것을 아신, 카톨릭 신자이신 가곡반 회원님께서 빌려주어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의 생각이나 불교 지식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써나갔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불교학 개론을 배운지 오래된 나로서는 총괄해서 복습을 하고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어 좋았다. 저자가 불교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 일본으로 유학을 가기까지의 과정, 불교학의 유래 등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편에 보면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서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줄곧 도서관에서 살아야 한 저자의 생활이 행자승에 다름없었다. 메이지 시대 유럽의 불교문헌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일본에 불교학의 뿌리를 내린 승려 출신 유학생들의 공이 오늘날 1,000여년전, 고려대장경을 만들었던 한국의 ..

나는 누구인가 (전준엽 作)

전준엽 지음 지식의 숲 출판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렸다가, 빨간 표지에 프리다 칼로의 강렬한 자화상이 눈길을 끌어서 사보았다. 작가는 회화를 전공한 중견 작가로 많은 활동을 한 분이다. 이 책에 소개된 유명 화가들의 자화상을 상세히 설명하여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미술에 흥미가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잘 만든 책이다. 무엇보다 화가들의 소중한 글이 함께 실려 있어서 좋았다. 또한 작가는 그 글을 토대로 소제목을 붙이고 그림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마다 자세한 설명을 해놓았다. 제 1부 '자존적 자화상'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앙리 루소, 살바도르 달리, 미켈란젤로 다 카라바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을 다루었다. 배경에 일..

가곡의 탄생 . 사랑의 시, 이별의 노래

이정식 지음 반딧불이 출판. 한결 미디어 가곡에 취미를 붙여 즐거운 일상을 보내다 보니 작곡가님들도 뵙고 여러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이안삼 작곡가님께서 특별히 선물로 주셔서 읽게 된 책인데 가곡에 스며있는 많은 사실들이 흥미로웠다. 박태준의 에 들어있는 애틋한 첫사랑과 화류계에서도 애창되었던 에 담긴 이야기들, 일본 압제하에서 희망을 꿈꾸며 만든 현제명의 , 조두남의 에는 분단된 역사로 인한 작사자 윤해영의 비애도 숨어있었다, 홍난파 작곡, 함효영 시인 작사의 , 이수인 작곡의 , , 등 ... 이안삼 작곡 , 편에서는 스승인 김동진 작곡가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널리 불리는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의 는 40년 후에 후편이 발표되었다. 성악가들이 부르는데 전편 못지 않게 좋다. 가곡을 배우면..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임지호 作)

지은이 임지호, 한지원 출판사 샘터 언젠가 TV에서 다큐로 소개된 그를 보아서 사게 된 책이다. 읽을 책이 많아 책꽂이에 한동안 있다가 이제야 읽었다. 다른 책과 달리 가로 넓이가 좀 넓고 저자의 독특한 사진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식탁에서 아침식사를 할 때마다 읽었다. 저자와 한지원 방송작가가 번갈아 글을 쓰는 방식으로 엮은 내용을 재미있게 읽었다. 요리사진도 잘 감상하였다. 점차 '개천용'이 사라진다는 시대에 자수성가한 그의 인생은 일터가 곧 학교이자 수양처이며 피땀어린 노력의 산실이었다. 어려서 '주워온 아이'라는 놀림이 싫어 열 한살에 집을 떠나 방랑의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는 한의사 아버지의 자식이었다. 생모는 그를 임신한 채 시집을 갔지만, 결국은 버림 받고 생부에게 자식을 내놓아야 하는 설움을 ..